가치의 연대기

The Chronology of va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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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 속 개인은 일시적 가치의 영속성을 믿는다.
재화의 소비, 직업의 선호 등 빠르게 변하는 대중적 가치관과 취향은
그 빠르기와 가벼움에 비례하여 더욱 불변하는 절대적 지위를 차지한다.

예컨대 정보통신, 미디어의 발달은
정보의 유통에 걸리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시간이라는 공간을 더욱 확장시킨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되었는데,
특히 팬데믹이 가져다온 경제, 사회적 변화들이 영속적인 변화인 듯
착각하는 인식은 투자와 소비 전반에 있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가벼운 대상들이 더욱 무겁게 소비되고, 
가변적인 대상들이 영구적인 대상보다 영구적으로 인지되는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일은 가치평가의 시대적 가변성을 되돌아보는 일이다.

가변적 가치평가

인스타그램적 미학에 열광하는 대중들의 모습은 
조형물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보편적 기준 또한
시대에 따라 가변적이라는 사실과 대비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초점인 문화재 또한 
과거의 미적 관점과 현대의 미적 관점이 상이해
미적 가치 또한 가변적임을 시사한다.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 출처: 위키피디아

위의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을 보자.
석탑은 견고한 기하학적 조형미를 나타내기 위해 지어졌다.
옛 사람들은 석탑으로 부터 균형잡힌 조형미를 나타내고자 했다.

그러나 동시대의 기준에서 석탑의 건축적 완성도는 떨어진다.
오히려 우리가 오늘날 문화재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은
기하학적 이상점으로부터 이탈한 옛스러움에 있다. 

여기서 옛 선조가 나타내고자 했던 기하학적 특징들을
유클리드적인 특징으로,
이러한 기하학적 모델링에서 이탈하는 지점에 있는 특징들을
비유클리드적인 특징이라고 지칭하자.

과거의 석탑은 유클리드적인 미학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날의 석탑은 비유클리드적인 미학을 가지고 있다.

과거의 석탑은 유클리드적 이상점을 충족하기 위해 지어졌다.
오늘날의 석탑은 비유클리드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유클리드와 비유클리드

보다 일반적으로 논의를 확장하자면,
과거의 미학은 유클리드에 이상점이 있었지만
실제로 제작된 결과물은 비유클리드적이었다면,

현대의 기술은 유클리드를 재현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대의 미학은 오히려 비유클리드적이다.

사진의 발명으로 인해 
회화 예술이 추구하는 지점과 함께 달라진 예술사는
이러한 가치 대전환의 일례를 보여준다.

예컨대 가변적 미적 가치는 지속적으로 가변하는 기술,
특히 산업적인 생산방식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산업생산과 미학이 관계되는 이 지점에서 
유클리드적 도형의 대표격인 사각형이 수행하는 역할은
중요하게 재고되어야 한다.

사각형과 효율적인 생산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대량생산의 시대에서
사각형이라는 기하학적 형태는 효율성을 대변한다.

위의 사진과 같이 사각형은 한 지점에 네 각이 모여
완전한 평면을 만들어낸다.

사각형이라는 조형적 특성에 기반한 생산은 따라서
평면 상 남는 각도, 남는 공간을 최소화해
가장 효율적인 평면의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

산업혁명 이후 생성되는 유클리드적 재화들이
사각형의 특성을 공통적으로 내포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바야흐로 효율성의 담론 아래 유클리드적 사각형이 탄생하였다.

산업적 생산

이러한 산업화의 논리는 현대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컴퓨팅의 세계 속에서도 사각형은 가장 기본적 모형이며,
직각적 좌표평면은 모든 모델링의 근간이다.

복제, 계산 가능함, 측정 가능함, 데이터화 가능함은
오늘날 컴퓨팅 기술의 실용화를 이끈 주요 특징들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모델링은 
유클리드적 이상점과 유클리드적 형태를 동시에 지닌다.

반면 문화재와 같은 비유클리드적 대상을 재현하는 모델링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유클리드적인 이상점을 지닌다.
그 형태는 엄밀하게는 유클리드적인 형태,
인지적으로는 비유클리드적인 형태를 지닌다.

충주 탑평리 칠층 석탐 3D 모델링(출처: 문화재청)

이번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의
3D 모델링된 파일 또한 위의 열거된 특성들을 지니게 된다.

유클리드와 비유클리드가 혼재한 이 3D 모델은
현시대의 컴퓨팅 기술이 종전의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과는 달리
유클리드적인 것의 조합으로도 
효율적으로 비유클리드적인 것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컨대 비유클리드적인 것의 모듈화를 통해
유클리드적인 방식으로 비유클리드적인 것을 
대량, 복제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본 프로젝트가 시도하고 있는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비유클리드적인 것의 유클리드적 모듈화,
유클리드를 통한 비유클리드의 대량 생산.

유클리드와 비유클리드

가장 유클리드적인 방식으로 유클리드에 반하는 결과 얻기.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의 3D 모델을
12개의 다양한 기하학적 레이아웃으로 쌓아올린다.

12개의 레이아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시대적 가치를 대변하는 서사를 이루고 있다.
구, 피라미드, 탑에서
DNA 이중나선, 정규분포곡선, 그리고 기와까지,
12개의 레이아웃은 대부분 유클리드적이지만
일부 상징하는 시대에 따라 비유클리드적이기도 하다.

Non-Contemporary Mode의 8. Bell Curve 스크린캡쳐

12시간이라는 순환하는 시간 개념으로부터 은유될 수 있는 이 12개 조각은
Non-Contemporary Mode 에서는 변화 없이
각자 지정된 기하학적 레이아웃에 따라
정적으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없음, 영구성은
시간에 따라 조각의 모형이 바뀌는 Contemporary Mode에서 부정된다.
Contemporary Mode는 동시간적이다.

매 초 마다 움직이는 이 조각은
이웃한 두 정각의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이 표상하는 Non-Contemporary Mode의 조각을 매개한다.

예컨대 7시 30분의 Contemporary Mode의 배치는
7번째와 8번째 Non-Contemporary Mode 각각 레이아웃을
정확히 반씩 혼재한 형태를 가지게 된다.

두 유클리드적 레이아웃의 중앙에 위치한채,
이 자동으로 생성된 조각은 유클리드적으로 계산되지만
비유클리드적으로 인지되는 형태를 가지게 된다.

예컨대 Contemporary Mode에서는
9시 정각에 조각이 유클리드적으로 완전했다고 하더라도
9시 1분이 되는 순간 그 안전성은 자연스럽게 붕괴된다.

영원할것으로 여겨져 왔던 유클리드적 형태가
즉각적으로 인지되지 않는,
아주 세밀한 감각으로만 인지되는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서
비유클리드적인 형태로 붕괴된다.

시대에 따라 가치가 가변적이듯이,
시간에 따라 조각또한 가변적이다.

가변적 가치평가

7시 30분의 Contemporary Mode의 조각은
7번째와 8번째 Non-Contemporary Mode 조각 각각이
표상하는 시대적 가치를 혼재한 형태를 띄게 된다.

따라서 Contemporary Mode는 동시대적이다.

영원할 것으로 여겨지는 가치가 사실 가변하고 있음을,
견고한 것으로 여겨지는 유클리드가
사실 비유클리드에 둘러 쌓여 있음을
이 프로젝트는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의 가변성은
12시간을 지나는 시계 바늘과 같이,
12달을 지나가는 달력과 같이
영원히 회귀함을
이 프로젝트는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영원 회귀 속 가치의 재평가:
기존 가치의 파괴, 새로운 가치의 제정은
우리 인류의 창조적 원동력이자

지난 세기의 예술가들이, 예컨대
미적 가치를 유클리드에서 비유클리드로 변환한 예술가들이
오늘날에 이르러 시도해온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가치의 연대기를 작성해나가는 이 과업을 지속해야하며
동시에 일시적 가치에 대한 영속적 믿음을 파기하여
가치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과업을 시작해야한다.

A. Non-Contemporary Mode

Non-Contemporary Mode는 총 12개의 서로 다른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차용되는 숫자 12는 시간의 12, 계절의 12 등
순환하는 시간적 개념을 나타내는 상징적 숫자로 채택된다.

따라서 총 12개의 조각은 순서대로,특히 3개씩 4묶음으로 나뉘어서
가변하는 가치에 대한 하나의 서사를 이루게 된다.

0, 1, 2번째 조각은 자연으로부터 연역하던 고대부터 중세의 가치를 나타낸다.
3, 4, 5번째 조각은 고대의 문명부터 근대까지 이어진 가치의 변화를 나타낸다.
6, 7, 8번째 조각은 과학기술과 시뮬라시옹에 기반한 현대의 가치를 나타낸다.
9, 10, 11번째 조각은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가치를 나타낸다.

0. Circle

0. Circle

지식의 발전, 기하학의 발전은 인류로 하여금
원이라는 평면적 표상을 넘어
구라는 입체적 표상을 다룰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 구는 아직 완벽한 형태의 유클리드적 구라기보다는,
1인칭의 관점에서 이해된 불완전한 구이다. 
위 조각을 주위로 회전하면 마주하는 불완전성은 이를 표상한다.

1. Sphere

1. Sphere

지식의 발전, 기하학의 발전은
인류로 하여금원이라는 평면적 표상을 넘어
구라는 입체적 표상을 다룰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 구는 아직 완벽한 형태의 유클리드적 구라기보다는,
1인칭의 관점에서 이해된 불완전한 구이다. 
위 조각을 주위로 회전하면 마주하는 불완전성은 이를 표상한다.

2. Cylinder

2. Cylinder

‘쌓아올림’은 문명의 발전을 함축적으로 제시한다.

피사의 사탑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위 조각은
도구를 쌓아올렸다는 점에서 발전을 나타내고,
그러나 아직 그 형태가 원형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고전적 가치로부터 완전히 이탈하지 못한 상태를 제시한다.

아울러 불규칙적으로 위치하여 있는 측면의 모습은
기술의 불완전성을, 비유클리드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3. Pyramides

3. Pyramides

위 조각은 지구상 여러 문명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된 유클리드적 형태,
피라미드에 대한 헌정이다.

고대의 대표적인 유클리드 기념비인 피라미드는
수많은 노동력의 산물이다.
위 조각에서 겹겹이 쌓여진 칠층석탑의 비효율적 구조는
이런 비효율적 노동의 투입에 대한 비유적 형태이다.

4. Cube

4. Cube

피라미드에 비해 직육면체는 
자원을 활용하는 더욱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해준다.

견고함, 흠결없음, 신속함을 전제로 하는
이런 코르뷔지에적 전환은
전근대부터 20세기 초까지 서서히 일어난
인류의 위대한 발전이었다.

따라서 위 조각이 표상하고 있는 시점은
유클리드적인 이상점에 완전히 도달하게 됨과 동시에
미적 취향이 유클리드에서 비유클리드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5. Tower

5. Tower

더욱 상하로 길어진 조각은
마치 더욱 높아진 빌딩과 같이
기술과 경제의 발전을 상징적으로 함축한다.

20세기초 뉴욕의 즐비한 마천루,
특히 크라이슬러 빌딩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은 이 조각은

완전히 유클리드적인 사각적 배치에도 불구하고
모델링된 칠층석탑에 의해
비유클리드적으로 나타나진 상층부가 특징이다.

6. Orbital

6. Orbital

6, 7, 8번째 조각은 건축에서의 비유가 아닌
과학기술에서 비유를 행한다.

6번째 조각은 화학에서
원자가 위치할 수 있는 확률분포인
오비탈 궤도를 따라 배치된 칠층석탑을 보여준다.

이 오비탈 궤도에 따른 배치는 확률분포의 차용이라는 점에서
실제 자연적 특성을 이용한 비유클리드적 재현이라기 보다는
인간이 이해하고 취사선택한 자연의 특성인 유클리드의 재현에
보다 근접하다.

7. Double Helix

7. Double Helix

7번째 조각은 생명과학에서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나타낸다.

실제 자연적인 상태의 DNA는
완벽한 이중나선의 구조를 가지지 않는다:
그러한 흠결없는 유클리드적 구조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추상적 지식은
지식의 범용화와 유통화를 위하여
DNA 구조를 이중나선으로 단순화 시킨다.

따라서 위 조각은 자연과 유사하지만 자연에는 없는
인류 지식의 아이러니, 유클리드의 아이러니를
가장 유클리드적인 방식으로 풀어낸다.

8. Bell Curve

8. Bell Curve

8번째 조각은 
통계학에서 가장 유명한 곡선이자,
통계를 넘어 인공지능, 계량경제, 공학일반 등
현대적 학문과 산업 전반의 근간을 이루는
표준정규분포(가우스 정규분포)를 다룬다.

종의 모양을 닮아 벨 커브라고도 불리는 표준정규분포는
계산이 쉽고 엔트로피적 상황을 대변하여
통계학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심 탈레브가 금융위기 2년 전
2006년의 책 블랙 스완에서 주장했듯,
실제 자연에서, 혹은 실제 사회에서
표준정규분포를 따르는 현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예컨대 표준정규분포로는
우리가 지난 2년간 경험했던 펜데믹,
NFT 시장의 쇼크, 주식시장의 호황과 불황 등은
설명되지 않는다.

표준정규분포는 복잡한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이 도입한 하나의 도구이지만,
실제로 이러한 흠결없는 표준정규분포를 따르는 확률분포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도 표준정규분포는
우리의 실생활과 경제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의사결정에 활용되며
실제세계와 통계와 숫자로 이해되는 세계 사이를 괴리시킨다.

이런 표준정규분포를 따른 8번째 조각은
첫 시점에서는 장엄하고 권위적인 형태를 띄고 있지만
회전하여 뒷면을 보면 텅 비어있는
가장 우스꽝스러운 형태를 가지고 있다..

9. Randomness

9. Randomness

8번째 조각이 현시대를 나타내고 있다면, 
9번째 조각은 다가올 가까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특히 9번째 조각은 무작위성을 긍정하고 활용한다는 점에서
작가가 지속해온 Laboratory Occupied 시리즈의 연장선 상에 있다.

9번째 조각의 전반적 레이아웃은 평면 위 사각형이라는
가장 유클리드적인 기본형태에 기반한다.

그러나 무작위성의 활용을 통해, 
각 칠층석탑의 각도를 무작위를 배치함으로써
비유클리드적인 배치를 만들어낸다.

이는 유클리드를 통해 비유클리드에 도달하는 방법,
데카르트를 통해 반-데카르트에 도달하는 방법,
현시대의 불변적 가치를 파괴하는 방법에 대한
상징적 표상이다.

10. Jar

10. Jar

10번째 조각은 
한국 전통 도자기와 술병에서 모티브를 얻는다.

도자기의 제작 방식은
원형으로 대칭이되 수직적으로는 비대칭인
유클리드적이면서 비유클리드적인 조형물을 만들어낸다.

특히 사용된 칠층석탑 모델의 불연속성을
십분 활용하여 만들어낸 위 조각은
유클리드적인 대상으로부터 연역된
비유클리드적 인상을 표현해내고 있다.

11. Giwa

11. Giwa

11번째 조각 또한 한국적 미학에서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한다.

기와의 곡선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은 위 조각은
한국 전통의 미를 재현하는 동시에,
가치평가의 방향성을 미래가 아닌 과거에 두고 있다.

미래의 시대상으로써 과거의 이러한 제시는
영원회귀라는 본 프로젝트의 주된 주제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9번째 조각에서 제시된 무작위성이
이 조각에서는 절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기와의 전면을 이루는 첫번째 열에는
무작위성이 나타나 있지 않지만,
뒷 열로 갈수록 무작위성이 심해져
전체적으로 비유클리드적인 인상을 자아내고 있다.

12. Circle(니체적인 의미에서)

0. Circle

12시, 정오. 
“햇빛이 가장 짧아지는 시간”
모든 가치가 재평가되는 창조의 시간.

정오의 시간에 지면에 수직하게 찾아오는 태양은
12개 배치의 가장 마지막이자 가장 처음에 위치한다.

B. Contemporary Mode

Contemporary Mode 스크린샷 (8시 22분)

Contemporary Mode는 시간-가변적 조각이다.

Contemporary Mode의 조각은 
Non-Contemporary Mode의 12개 조각으로부터
연역되어 자동으로 생산된다.

특정 시각의 Contemporary Mode는
이웃한 두 정각의 시각을 나타내는 Non-Contemporary Mode의 조각의
조합으로 나타난다.

기술적으로 x시 y분의 Contemporary Mode는
S(x), S(x+1)가 각각 x시, (x+1)시에
대응하는 Non-Contemporary Mode 조각이라 할때
S(x) * y + S(x+1) * (60-y)로 결정된다.

Contemporary Mode 스크린샷 (8시 22분)

이는 유클리드적인 차원에서 비유클리드적인 대상의 탄생이 가능함을
조형적 측면, 생산-효율적 측면의 두가지 차원에서 보여준다. 

조형적 측면에서 정각을 제외한 모든 순간
Contemporary Mode는 비유클리드적 특성을 가지게 된다.

생산적 측면에서 단 12개의 조각의
사전 지정으로(Non-Contemporary Mode)
무수히 많은 조각이 연역되어 생산되게 된다.

유클리드 속에서 비유클리드가 탄생하는 이러한 전환은우
리가 근현대 시대의 가치를 다시 재평가하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뜻한다.

예컨대 더 이상 종전의 산업 논리에 따른
유클리드적 사각형의 조형적 지배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효율성의 논리 하에서도, 아니 오히려 그 논리 하에서만
비유클리드적 대상의 수없는 재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Non-Contemporary Mode의 12개 조각이 
정오의 태양에서 가치평가를 예고하며 끝났다면,

Contemporary Mode는 
실제로 어떠한 가치를 우리가 재평가할 수 있는지
제시하면서 마무리를 짓는다.

최정윤

Jeanyoon Choi

산업공학을 전공한 작가는 반-산업공학적 관점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그의 관점은 국소적 최적화의 총합이 전역적 최적화와 같지 않다는 점에서 출발하여, 과연 최적점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볼테르의 유희적 회의) 혹은 최적화를 왜 해야하는가 (해머를 든 철학자)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런 반-데카르트적인 사유의 실존적 형태는 가장 데카르트적인 매체인 웹, 디지털 드로잉 등의 형태로 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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